'조국혁신당' 후원회장을 맡은 배우 문성근씨가 윤석열 정부를 향해 신랄한 비판을 제기해 눈길을 끈다. 당초 범야권 지지 의사만 드러내 오곤 했던 문씨가 총선이 다가오면서 발언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문씨는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지역구 후보의 후원금은 우리가 채워줍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윤석열 정부를 비난했다. 먼저 "윤석열 검찰이 우리 후보들의 법적 허물을 잡으려 눈을 부릅뜨고 있겠죠"라고 운을 뗐다.
이어 "우선 내가 지지하는 후보들의 돈 걱정은 덜어주자"면서 "우리 정치가 윤석열 검사 정권의 행패를 견딜 수 있는 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 관련 법을 정비하고 선거공영제를 도입한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를 선언했던 문씨는 이어 같은 달 21일 조국혁신당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조국혁신당은 문씨에 대해 "조국이 어려울 때마다 불의에 맞서 행동하는 삶을 살아온 영화배우"라고 치켜세웠다.
문씨는 후원 독려 연설 영상도 찍었다. 문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을 보면 그는 "조국 교수를 비롯해 많은 분들께서 참으로 어려운 결심을 하셨다. 시민의 뜻을 제대로 대신할 정당을 만들고 있다. 우리 시민들은 우리의 뜻을 대신할 정당이니 이 정당을 응원하고 후원할 필요가 있다고 저는 믿는다. 주변 친지분들께 '우리 조국 신당을 응원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어. 얼마나 신나냐! 여기 입금하면 돼!'라고 알려주면 더 좋겠다"고 했다.
후원회장을 맡은 뒤 문씨는 이처럼 페이스북에 후원 독려 게시물을 종종 올려왔다. 하지만 이처럼 현 정부를 향한 노골적인 불만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적으로 드러낸 건 후원회장을 맡은 뒤에는 이날이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 유명 배우인 그가 총선을 앞두고 점점 정부 비판 수위를 높여갈지 주목된다.
한편, 내달 총선을 앞두고 폴리테이너’(정치+연예인)의 정치 참여는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다. 문씨처럼 특정 정당 후보를 공개 지지하거나 후원회장을 맡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공천까지 노리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여권에서는 가수 김흥국씨가 박진 국민의힘 서대문을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야권에서는 개그맨 서승만씨가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후보 추천을 받았다.
김연주 시사평론가는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정치적 의견을 피력하는 건 표현의 자유지만, 이번 선거가 극한의 진영 선거, 극한 대립 구도로 치러지는 만큼, 대중으로부터 고운 시선을 받기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대놓고 지지 정당을 말하는 유명인들이 많았던 미국 같은 경우도 최근 테일러 스위프트가 혹시라도 바이든을 지지하는 모양새로 비칠까 조심하고 있지 않나. 우리나라 정치에는 특히 정치 혐오 심리가 깔려 있기 때문에 국민으로부터 좋은 시선을 받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사회 영향력이 큰 연예인들이 특정 정당에 가치나 의미를 부여하거나 사심 차원에서 발언하고, 마치 기관장처럼 조직 내 역할을 맡는 건 부적절하다고 본다"며 "김제동씨 같은 경우도 이분법적, 적대적으로 관계를 설정한 다음 한쪽만 부각하는 발언을 굉장히 많이 하지 않았나. 연예인의 정치 발언 문화가 사심을 배제하고 지지하는 이유를 객관적으로 제시하며, 공정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자리 잡아야 할 때"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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